맨발나그네/맨발걷기 경험담

고초봉과 남양성모성지, 그리고 봉우재

맨발나그네 2014. 9. 30. 21:38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 건달산 ( )http://blog.daum.net/yooyh54/265)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2)> 칠보산 (   http://blog.daum.net/yooyh54/266)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3)> 동탄무봉산 (http://blog.daum.net/yooyh54/267)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4)> 삼봉산-지내산-태행산 ( http://blog.daum.net/yooyh54/280)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5)> 서봉지맥(태봉산-서봉산-천석산-주산봉)( )http://blog.daum.net/yooyh54/286)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6)> 남양무봉산(http://blog.daum.net/yooyh54/287)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7)> 유봉산-초록산(http://blog.daum.net/yooyh54/291)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8)> 서신 구봉산과 당성(http://blog.daum.net/yooyh54/306)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9)> 송산면 공룡알화석 산지 (http://blog.daum.net/yooyh54/307)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0)> 태안읍 융건능 (http://blog.daum.net/yooyh54/377)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1)> 철마산-서학산 (http://blog.daum.net/yooyh54/403)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2)> 오두산-천덕산-등고산 (http://blog.daum.net/yooyh5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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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5)> 잃어버린 오래전의 나를 찾은 건달산(http://blog.daum.net/yooyh54/452)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6)> 융건백설 (http://blog.daum.net/yooyh5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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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8)> 봉화산-함경산 ( http://blog.daum.net/yooyh54/468)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19)> 이봉산-승학산-와룡산 (http://blog.daum.net/yooyh54/470)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20)> 응봉산-천등산 (http://blog.daum.net/yooyh54/474)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21)> 쌍봉산~남산~꽃당산~신술산 (http://blog.daum.net/yooyh54/515)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22)> 청명산~해운산 (http://blog.daum.net/yooyh54/530)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23)>

고초봉과 남양성모성지, 그리고 봉우재

 

● 어 디 를 : 화성시 고초봉(148.29m)

● 언 제 : 2014년 9월 27일

● 누 구 랑 : 나홀로

● 코 스 는 : 남양성모성지 주차장~고초봉~남양성모성지 주차장,  독지리~봉우재~독지리

 

 

▲   국토정보지리원의 산높이 정보 (화성시 일원)

 

 

▲   화성시 관광안내도에서 오늘 운우지정을 나눈 고초봉과 봉우재 발췌

 

▲   고초봉에서의 맨발나그네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 스물세번째 여정이다. 조선 초기의 문장가인 김일손은 『동문선』에 실린 『속 두류산 기행』에서 “선비로 태어나서 덩굴에 달린 박이나 외처럼 한 곳에만 매어 사는 것은 운명이다. 천하를 두루 구경하여 견문을 넓히지 못할 바에는 자기 고장 산천이라도 두루 탐방해야 하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매사가 어긋나기를 잘해서 항상 뜻을 두고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십중팔구는 된다.” 라며 근처에 있는 두류산(지리산의 또다른 명칭)도 자주 못 찾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글을 접한 2010년 봄에 이 맨발나그네 비록 선비축에는 못끼지만 시간 닿는대로 고향땅 이곳저곳을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더 황폐해지기전에 눈에 담아두고자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를 하자고 마음먹고, 2010년 5월 1일 화성시에서 가장 높은 건달산(336.89m)과 운우지정을 나눈지 어언 4년반이다.

 사실 화성시는 서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산세가 밋밋하고 부드러운 육산들 뿐이다. 높이라고 해봤자 화성시의 최고봉인 건달산이 336m로 300m를 넘을 뿐이고, 200m급의 산을 꼽으라고 해도 10개 미만이다. 국토정보지리원의 산높이 정보와 그 외 여러 정보를 종합한다 하드라도 100m급의 산이 30여개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도 한남정맥에서 분맥된 지맥들인 서봉지맥, 오두지맥, 태행지맥이 화성시 곳곳을 지나고 있으니 최고봉인 건산달 정상에 서면 화성시도 제법 산지에 둘러싸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남양성모성지~고초봉 코스

 

▲   Tranggle GPS에 기록된 오늘의 남양성모성지~고초봉 코스

 

▲   인터넷 위성사진에 기록된 오늘의 남양성모성지~고초봉 코스

 

 오늘 사랑나누기를 할 여인(山)은 화성시청이 자리잡고 있는 남양의 고초봉이다. 남양은 본래 고구려의 당성군이었다가 신라 경덕왕때 당은군이 되었다. 1310년 고려 충선왕때 남양부가 되었다가 1895년 조선 고종때에는 남양군으로 되었다가 지금은 화성시 남양동이 된 지역이다.

 삼국(백제, 고구려, 신라)이 한창 영토싸움을 벌이던 1,500여년전에는 이곳이 뺏고 빼앗기는 전쟁의 소용돌이의 한 중간에 있었는데 그 이유는 가까이에 있는 당성(=당항성)을 찾이하기 위함이었다. 그 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멸망하기 까지 당성의 배후 지역으로 제법 번성함을 누렸을 듯 하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조선조말 병인년(1866년) 천주교 대박해 때 남양에서 많은 순교자들이 피 흘리며 죽어갔다. 그 중 몇몇은 여러 증언에 의해 이름이 남겨졌지만 대부분이 무명 순교자여서 방치되어 오다가 1983년부터 성역화되기 시작하였고, 작금에는 한국 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성모 순례지로 공식 선포되고 화성시의 화성8경중의 하나가 되니, 천주교인 뿐 아니라 일반인의 휴식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바로 이 남양 성모 순례지가 오늘 찾을 고초봉 한 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   남양성모성지(1)

 

▲   남양성모성지(2)

 

▲   남양성모성지(3)

 

▲   남양성모성지(4)

 

▲   남양성모성지(5)

 

▲   남양성모성지(6)

 

▲   남양성모성지(7)

 

 남양성모성지를 들머리로 하여 고초산과의 운우지정을 시작한다. 꽤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성지를 지나 고초봉의 들머리를 찾는데 영 찾아지지가 않는다. 할 수 없이 성지내 성당 근처를 얼씬거리다가 관리하시는 분을 만나 길을 물은 다음에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어렵게 마루금에 닿은후에는 별 어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가을철이어서 밤까시가 많아 이 맨발나그네를 긴장하게 만든다. 그래도 가끔 떨어져 있는 알밤을 주워 까 먹으며 걷다보니 어느덧 대광파인밸리 아파트 뒤편이 나오고 그곳부터 정상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   대광파인밸리아파트 뒷편에서 만난 이정표

 

▲   편안한 등산로

 

▲   고초봉 유래

 가던중 고초봉의 유래를 적어 논 안내판을 만나게 되는데 그 유래가 남녀상열지사가 따로 없으니 고초봉과 꽃잠자리를 치루는 맨발나그네 입가에 웃음이 절로 배인다.

 

 

▲   고초봉  정상의 안내 이정표

 

▲   고초봉 정상에서의 맨발나그네 

 

▲   고초봉 정상에서 바라 본 내고향 산하 

 

▲   고초봉 정상 풍경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고초봉 정상이다. 그곳에서 셀카짓도 하고, 배낭에 넣어온 송산포도도 먹으며 한참을 쉰 뒤 남양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길을 나선다. 내려오는 길은 별 어려움없이 날머리인 남양성모성지 주차장이다. 시간을 보니 정오이다.

 

  

  어딘가 부족한 듯하여 송산의 사강시장에 들려 바지락칼국수로 점심 요기를 한후 송산면 독지리에 있는 봉우재로 향한다. 독지리는 서해안과 인접하여 삼면이 바다와 인접하였으나 현재는 시화방조제 준공으로 내륙지역이 된 곳이다. 산에 돌이 많고 냇가에 모래보다 돌이 많다는 독내와 앞 산 기슭에 서당을 짓고 선비들이 글공부에 힘썼다는 문지동의 이름 중에 한자씩을 따서 지은 이름이 독지리라 한다.

 

 

▲   Tranggle GPS에 기록된  봉우재

 

 ▲   Tranggle GPS에 기록된  봉우재

 

  ▲ 봉우재 위성사진

 

 

 사실 봉우재는 <화성의 산하와 사랑 나누기>에 넣어야되나 말아야되나 망설이던 곳이다. 그 이유는 무슨무슨 산도 아니요 무슨무슨 봉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전 입수한 국토정보지리원의 산높이 정보에 떡하니 한자리를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그 높이가 125.9m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오늘 같이 짜투리 시간이 나는 날 다녀오기에 적당할 것 같아 길을 나선다. 길도 찾기 여려워 고초봉에서와는 달리 긴바지를 찾아 입고 등산화까지 챙겨 신은 후에야 나선 길이다.

 독지리 노인회관 근처에 차를 세우고 들머리를 찾아 헤메인다. 높이도 100여m 남짓한데다 이름조차 별로 알려지지 않은 야산이니 길찾기가 쉽지않다. 전희랍시고 얼마전 인터넷 지도를 뒤적인게 전부이니 어찌어찌 길을 내며 정상을 향한다, 다행인게 높이도 낮은데다 산행시작이 3부능선 정도여서 그럭저럭 그녀 봉우재의 품에 안긴다. 아마도 정상으로 추측되는 곳에 쉼을 갖는다.

 

▲   봉우재에서 바라 본 천등산 

 

▲   봉우재에서의 맨발나그네 

 

정상에서는 동남쪽으로 작년 4월 운우지정을 나눈 천등산이 모습을 들어내고 북동쪽으로는 형도가 있는데 나무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형도(衡島)는 바닷물이 어느 정도 들어왔나 알아보는 데 기준이 되는 섬이라 하여 저울섬이라 불리었다는 곳이다. 천등산을 품고 있는 독지리와 형도 사이는 송산그린시티가 계획되어 있으나 아직은 갈대와 띠풀과 억새가 어우러져 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너른 갯벌이다. 송산그린시티가 완성되는 날 아마도 형도는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헤쳐질 것이고 그저 전설로만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봉우재 정상에는 동네 이름 답게 많은 돌들이 놓여있다. 그 형태로 볼 때 이곳에 쌓여 있던 돌성곽이 허물어진 모양을 띄고 있지만 꽃잠자리 나그네에겐 그저 추측일 뿐이다.

정상에서 쉼을 가진 후 하산을 서두르다 풀넝쿨에 발이 걸려 넘어졌는데 하필이면 꿇린 무릅 밑에 돌이라니...

 

 

▲   송산그린시티가 들어 설 자리에는 갈대만이 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   망가져가고 있는 형도 

 

▲   띠풀만 무성한 송산그린시티

 

▲   형도 가는 길 바라 본 봉우재

 

오늘도 홀로 나그네되어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를 끝낸다. 화성시는 삼국시대에는 중국과의 교역창구였던 당성이 있었고, 오늘 돌아 본 남양성모성지와 요당리 성지가 있어 천주교 성지를 2곳이나 가지고 있으며, 3.1운동 때는 제암리를 비롯한 많은 곳에서 만세운동이 이루어져 독립을 염원한 역사와 문화가 쉼쉬는 곳이다. <고향의 봄>의 작곡가인 홍난파의 고향이자 나의 고향이기도 한 화성은 모자람도 부족함도 없는 평온한 농촌마을이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에 휩쓸려 한 때 사람들에게 <살인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연쇄살인사건의 현장이었던 때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산업화는 계속되고 있어 옛날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하는 피폐해가지만 옛날부터 이곳을 터전삼아 살고 있는 내고향 사람들과 이곳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모든이에게 내고향 화성이 자랑스러운 고장이었으면 한다.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맨발나그네의 <화성의 산하와 사랑나누기>는 계속될 것이다.

 

맨발나그네가 일일선(一日仙)이 되어 세상을 걷는 이야기 (  http://blog.daum.net/yooyh54/524 )

 

( 댓 글 )

따스한마음(회장) 14.10.01. 19:54
화성 시장님이 상을 하나 주셔야 하는데 ....
이렇게 화성사랑 화성 알리기에 심혈을 기우리시는 맨발 나그네님을 화성시에서는 알고는있는지 모르는지 ㅠㅠㅠ
불현듯 표창 상신이라도 해드려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혼자걷는 산행기 조금은 외로워 보이고 내 기꺼이 기회되면 동행 해 드리리라 다짐해 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ㅎㅎㅎ

 

김영희(고31) 14.10.02. 22:15
요사이 머리가 지끈거려 모니터를 오래 못봐요. 그래서 사진을 봅니다. 다함께 가을산행도 해야 하는데ㅎ
고향산천 두루두루 밟아 가시는 선배님의 의연한 의지가 존경스럽습니다. ^^

 

이분재 14.10.06. 10:13
이렇게 좋은 곳을 혼자 걷게 하다니............

 

 

  • 가으리

    고향땅을 바라보는 소회가 슬쓸합니다. 언제나 고향은 그대로이길 바라는... 2014.10.01 13:13

  • 쥬라기

    고초봉 유래가 재미있네요. 2014.10.01 14:12

  • 고시네

    조그만 뒷동산이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찬 보물상자같습니다. 2014.10.01 17:50

  • 티쳐

    나홀로 고향산천을 거닐다..코흘리게 어린시절을 뛰놀던...누구나 고향은 옛날속에 머물고 지금도 그모습을 간직하기를 바래지요. 즐감입니다. 2014.10.02 07:38

  • 나유미

    옛날이 그리워 찾아간 고향은 왠지 낯설어 지더라구요. 너무 많이 변해서... 2014.10.02 21:54

  • 사샤

    보잘것 없는 작은 산으로도 이토록 멋진 산행기를 쓸수있는 나그네님 ..잘봅니다. 즐거웟네요. 2014.10.03 05:08

  • 미수다

    혼자만의 유구한 한때를 즐기시는 멋진 모습...자기성찰의 기회지요.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2014.10.04 07:23

  • 연아

    아름답고 정든 산들과 진한 연애를 지속하시는 나그네님의 멋진글을 오늘도 즐기고 갑니다. 늘 안산하세요. 2014.10.05 05:37

  • 조랑말

    고향의 그리움을 일깨우게 되네요. 즐감입니다. 2014.10.07 07:51

  • 소영

    나그네님의 아름다운 산행기 잘 보고 즐기고 갑니다. 늘 안산하세요. 2014.10.09 05:52

  • 무해

    늘 좋은 글...사진...정보 잘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셔서 늘 아름다운 산행기 부탁 드립니다. 2014.10.1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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